trpg 근황? [잡담:게임책]


코로나가 세상을 강타하고 이런저런 일들을 겪는동안 시간이 유수처럼 흘렀군요,

각설, 저는 아직 아슬아슬하게 TRPG를 끊지 못하고 (....) 여전히 취미의 꽤 큰 영역에 그걸 두고 즐기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여름부터 약 6개월에 걸쳐 숙원이었던 디엔디4판 에픽레벨 캠페인을 자작 설정에 각잡고 돌려서 끝을 맺었네요. 메테타시, 메테타시.

(로그 보러가기 -> https://cafe.daum.net/rpga/8bta )

여기에는 랑그릿사 모바일이란 게임에 빠져서 SRPG 기믹의 극한을 계속 경험하며 쌓인 것들을 발산하고 싶다는 니즈도 있었고, 덕분에 여기서 제법 다 발산해버리고 나니 설겅설겅 손대고 있던 자작 TRPG시스템 만들기에 대한 열정이 다시 또 흐릿해진 부작용이 (..)


디엔디4판도 꽤 길게 책이 나오면서 룰 개정에 가까운 밸런스 변화점들이 있었고, 이런 점은 특히 몬스터 매뉴얼에서 1,2,3 으로 책이 바뀔때마다 실리는 몬스터 데이터로 명확하게 그 차이를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저 캠페인을 돌리고 나서야 비로서 알게 되었었네요. 맨날 마감 쫓길때 책 뒤져서 데이터만 빨리 떠오고 해서 그런것도 몰랐었던(...)

덤으로 고이고 고인 SRPG 게임에서 따온 기믹으로 만든 몬스터의 데이터가 4판 디엔디 후반부 서플먼트에 매우 유사한 방식으로 공식 데이터로 만들어져 있는 것도 보면서 크게 웃기도 하고..  여러모로 불태웠던 캠페인. 


물론 코로나라서 온라인 세션으로 진행했고, 이번에 디스코드로 보이스 플레이도 처음해봤습니다.

툴을 맵툴(..)에 늑대두령님 프로퍼티를 구해서 수정해서 썻다는 점은 참 올디하지만, 보이스 플레이는 또 신선한 느낌이라 중도를 잘 지키지 않았나, 뭐, 그런. 

아무튼 디엔디4같은 게임을 온라인으로 하면, 맵 준비와 몬스터 스킬, 프로퍼티 입력하는 물리적인 업무량이 증가하는 것도 간만에 느낀 압박감이었고, 이거 덕분에 수백만원 지르고 준비하던 랑그릿사 시즌5 서밋은 1판도 못(안)하고 그대로 스킵하게 되었고 (..), ORPG 텍스트로 타자쳐서 하면 갑자기 빛나는 저의 출중한(?) NPC 연기력도 보이스 플레이하니 완전 봉인되어 어버버했고, 뭐 그랬습니다.


2021년은 연말까지 한 번 제대로 불태우고, 또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맨날 겜콘텐츠짠다고 창의력을 혹사하고, 거기다 끝나지않는 코로나 사태때문에 모임도 어렵고 하면서, 또 한참을 쉬면서 이번에 TRPG를 끊나 싶었습니다만, 결국 또 단편이나마 하게 되었네요. 

사타스페를 읽기만하다가 이제야(..) 플레이어링 해봤는데, 제가 딱 좋아하는 보드게임 스타일로 턴과 액션을 룰로 구분해서 지정해주는 TRPG인데, 그렇다고 TRPG가 아니라 보드게임처럼 하기엔 빈 곳이 많아서 수동으로 메꿔서 제대로 게임으로서 커스텀하고 싶게 하는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그런 게임이란 평입니다. 

남일본 북일본이야 재밌는 설정이지만, 싸구려 악당으로 마약, 각성제 빨고(..) 총질하는 RP 자체에 대한 취향의 호불호도 꽤 심할 것 같고요.


아무튼 뭐 그렇습니다. 무슨 글에서 링크 몇 번 타다가 갑자기 네크로니카(..) 나무위키가 연결됐는데, 거기에 제 글이 링크되어 있는 걸 보고 여기로 들어와서 근황글 하나 투척하고 갑니다. 덤으로 가독성 쓰레기(..)인 스킨도 좀 바꿔놓고.


뱀발. 그러고보니, 패파도 WotR가 나오고 거기에 불타올라 게임 달리면서 되려 1판에 다시 불타오르게 되네요. 4판 러버인 저에게 2판은 읽으면서 굉장히 취향에 잘 맞는 룰이었는데, 결국 아직 삽도 안떠보고... 오히려 취향 완전 빗나가는 5판은 중편 정도는 플레이해보고, 이것이 인생? (...)

뱀발2. 디엔디4로 에픽 장기 플레이라는 (TRPG) 숙원 사업이 이뤄지고 나니, 이제 남은 숙원 사업이 뭐있지? 했더니, 바로 디앤디 클래식 1에서 36렙 찍을때까지 플레이하기가 떠오르네요. 이게 더 쉬울까, 엔젤기어 설정으로 스탠드 얼론 게임 캠페인 정리하는게 더 쉬울까, 참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은검의 스텔라나이츠 읽고 간략 정리 [리뷰:게임책]

요-약

설정
0. 멸망한 6층 구조의 이세계 모든 캐릭 설정 다 써도 되는 짬뽕 학원 도시들 모임
1. 거대한 멸망의 용이 세계 멸망시키고, 두 여신이 간신히 100년 봉인, 그 용의 잔재나 타락한 스텔라나이츠를 클라이막스에서 잡는 씬-제 구조.
2. 절망으로 강한 소원, 희망으로 강한 소원을 가진 자가 힘 각성해서 스텔라나이츠고, 클라이막스에서만 그 힘을 해방해서 쓸 수 있음.

게임
0. 주캐A 부캐B로 한 명당 캐릭 두 개 만듬
1. 내 주캐A랑 딴 플레이어부캐A가 영혼의 A페어로, 같은 소원, 다른 컨셉(절망/희망 페어)으로 연인 느낌으로 커플 설정 맞춤. (여-여, 남-남 커플이 샘플 페어에 있음. 특히 여-여가 메인 느낌..)
2. 클라이막스에 들어가면, 부캐A는 주캐A가 입는 장비로 바뀌고 각자 주캐로 클라이막스 전투를 하는 개념.

시스템
1. 도넛모양을 6칸으로 나눈 1과 6이 만나는 형태의 지도에 말 놓고, 0~1칸 공격 사거리와 이동개념 이용해서 전투
2. 전투 기믹에 따라 라운드 특정칸에 기믹 활용
3. 캐릭터는 주클래스(꽃 이름)/부클래스(색깔)을 골라서 작성.
4. 클래스 스킬 리스트에서 스킬 5개 골라서, 1번은 공통 기본 스킬 2~6번 자리에 하나씩 매칭.
5. 라운드마다 챠지 주사위(3+라운드) 굴려서 나온 숫자를 각 스킬 위에 올려둠.
6. 스킬에 이동이니 공격이니 서포트니 다 써있고, 스킬을 쓸 때마다 스킬 위에 주사위 하나를 사용한걸로 해서 버리고, 모든 주사위를 다 쓰면 자기 턴 끝.
7. 클라이막스 전 RP 페이즈에 씬 플레이어 커플 외에 참가자들이 부케라고 RP 잘한다 칩 줄 수 있고, 이걸 한 명당 30장 정도씩 받고 클라이막스 가는게 권장.


뱀발.
아니 한글 룰북 20분만에 다 볼 수 있는 거 실화냐 와, 진짜 한글 너무 좋다 편하다 ㅠㅠ

로스트 레코드, 강철의 무지개-판쳐 메르헨RPG 감상 [리뷰:게임책]



전장의 발큐리아라는 게임을 굉장히 좋아해서, 푹 빠져있을 때 이걸 어떻게 TRPG로 잘 할 수 있는 방법 없을까 고민했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방법은 밀레니엄즈 엔드의 OHP 투명 필름 스코프를 이용한 조준 전투에, D20 SRD로 모던처럼 원작 게임 내 클래스들을 새로 만들어서 조합하는 방식이었는데..

아무튼 일단 열도에서도 분명 이런 테마로 TRPG 만들었을 것이다라고 생각해서 검색했더니 나왔던 게임이, 바로 저 '강철의 무지개, 판쳐 메르헨RPG'였습니다.

당연히 절판된 책이라 일단 위시 리스트에만 넣어두고 있다가.. 최근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크게 두 번 받게 되어, 이렇게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

96년에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에반게리온이 나오고, 엔젤코어기어가 나오고, 이 게임이 나왔던 것일까요?

아무튼 밀리터리 기반이지만, 신형 병기는 라그나이트 전차가 아니라 인형 병기란 점에서 인형병기를 발큐리아로 일반 밀리병기를 적당히 대입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만...


룰이 너무 구려클래식해!


2D6 능력치 판정이야 평범하다 하더라도, 대결 판정이 양쪽이 서로 체크해서 한쪽만 성공할 때까지 무한 반복. 
(뭐, 전투 판정이 애초에 서로 명중 회피 보정치 비교해서 난이도 뽑고 거기에 굴리는 거니까.. 실제로 이렇게 대결 체크할 일은 별로 없긴 합니다만.)

게임 진행 방식도 작전 브리핑 -> 전술맵 -> 작전 종료 처리로 안좋은 쪽으로 그냥 전장의 발큐리아(콘솔SRPG)입니다. 

전술맵 플레이도 서로 유닛놓고, 정찰-이동-탐색-조우 처리의 반복. 거의 보드게임, 정확히는 ASL 매우 간략판에 가까운 놈이네요.

뭐, 전술맵에 유닛 놓을 때, 무조건 더미 유닛을 1개 더 놓고 같이 컨트롤 하는 부분이랑 팀원 중 1명이라도 적을 탐색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맵에 적 말이 있어도 그냥 투명처리해서 일방적으로 공격만 당해야한다는 부분은 조금 재밌었습니다만..

결론적으로 월드 가이드 서플까지 함께 샀는데, 굳이 더 읽지 않아도 될 것 같네요.


뭐.. 배경 자체가 아예 유럽의 가상 국가, 입헌국이 1차 대전 끝나고 악의 제국에 맞서는 것이라던가 SRPG식 진행 방식이라던가, 밀리터리 기반(마스터가 사령관..)에 전술 플레이니까 전장의 발큐리아와 비슷하다고 하면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 비슷한 방식이 제가 원하는 부분이 전혀 아니라서 참고가 안되네요. 



로스트 레코드는 모험기획국의 그 사이토 씨가 이번에 새로 낸 신작입니다.

우주인의 침공으로 세계가 아싸리 단숨에 멸망해버리고 5년이 지난 다음에, 순살당한 사람들이 슈퍼 양자 컴퓨터에 의해 재생체로 구현(..)되어, 구현 제한 시간(..) 24시간 내에 멸망한 세계로 돌아와서 생전의 미련을 정리하는 RPG, 입니다.

이게 설정이 재밌어서 당겨서 구입해서 읽어봤습니다만.. 결론적으로는 역시 취향에 잘 맞지 않는다..입니다.

헌터스 문, 블러드 크루세이드, 두 개 합친거 블러드 문, 이거는 컨셉 듣고 룰북 읽은 다음까지도 굉장히 취향이라 해 볼 게임 리스트에 넣어두고 있습니다만..


킬데스비지니스가 컨셉 듣고 오오! 해서 사서 읽고나서 ???가 된 후 실제로 해보니 역시 완전 빗나감이었던 것처럼, 이 녀석도 딱 그렇네요.

뭐랄까, 게임 자체가 애초에 생각해보면, 제가 좋아하는 타입의 TRPG와는 안맞을 수 밖에 없다는 걸 리플 처음에 딱 깨달았네요.

실제 인물이 아니라 '재생체', 24시간 구현된 후 다시 사라짐, 건성인 데이터베이스, 참가자의 애들립에 의존하여 즉흥적으로 때우는 캐릭터 설정과 주요 스토리 플롯, 이야기 전개와 결말.. 

그 뭐냐, TRPG라는게 흥이 깨지면 진짜 애들 소꿉장난 같은 자괴감이 들 수 있는 놀이인데.. 준비되지 않은 애들립에 의존하여 진행되는 게임은, 잘되면 갓흥하지만 좀 페이스 떨어지면 바로 침묵 지속되고, 이어서 이런 현타 오기 일쑤란 말이죠. 

뭐, 디엔디만 15년 하고, 어릴 때 하필 바바 히데카즈씨 얘기 읽고 완전히 각인되어서 이런 취향이 굳어지다보니, 일본 친구들이 왜 페이즈와 플레이 개념, 핸드아웃과 roc개념 기깔나게 잡아놓고, 이런 게임을 내놓는가 태업처럼 느껴져서 더 박하게 얘기하게 되는 것도 있긴합니다만..


아무튼 뭐 그렇습니다. 간략하게 게임 정보만 마지막에 좀 정리해두고 끝내겠습니다.

이 겜은 구조체라는 기하학적 외계인이 순싯간에 인류의 구십 몇프로더라 암튼 가루로 만들어버리고, 목적없이 폐허가 된 아포칼립스 지구를 배회하고 있는 가운데, 에레보스라는 슈퍼 양자AI가 인류를 전부(!) 데이터 백업(!)해두었다가 5년 후 게임 시간 현재에 재생체로 선택된 PC들을 24시간 동안 세계에 풀어주고 미련을 해결하라고 하는 부분을 플레이합니다.

재생체인 자신을 메이킹 하는 것부터 게임이 시작되는데, 내가 (사적인)복수자인지, (문명)재건자인지, 뭐 그런 클래스로 타입화된 걸 하나 고르면 능력치 3개(2D6 판정) 나오고, 추가로 간략 특수능력(기능) 선택하는 이젠 익숙한 단순 시스템에, 그에 맞춰 미련의 대상을 설정하여 그 역시 익숙한 템플릿의 사명 적듯이 적어두면 됩니다.

이렇게 캐릭터의 제목과 간략한 컨셉만 잡고, 나머지는 에레보스의 인류 백업이 너무 급박하게 이루어져 기억의 결손이 심하게 있었다-라는 설정으로 미련의 대상에 대한 구체적인 설정이나 캐릭터 설정도 공백으로 두고 스타트합니다.

기본적으로 ai에 의해 백업된 의사생명체가 나노 머신으로 재생되고 있기에, 죽어도(구조체와 조우하면 바로 즉사합니다. 물론 조우를 피하는 판정을 하긴 합니다만..) 바로 로드LOAD로 재생되고.. 이 로드를 위해서 공백의 시트에 조사한 내용을 채워넣어가며 해당 내용에 체크 표시로 세이브SAVE를 하게 됩니다. 

근데 이 SAVE/LOAD부터 좀 그런게 SAVE 제한이 딱히 심한것도 아니고 걍 플레이어가 시트에 SAVE 체크하는거 까먹고 있다가 죽어서 LOAD하게 되면, 그 부분이 날아간다, 그래서 그 부분 설정과 이야기를 다시 할 수 있다는 부분이 좀 취향이 아니네요. 

24시간 재생 제한이기 때문에 헌터즈문처럼, 오전 오후 저녁 심야 페이즈로 나뉘어서 각자 전체 4번 행동하면 끝이고.. 

그러다보니 실질적인 게임 턴 선언은 판정 1회 기반의 간단한 행동 하나만 할 수 있는 부분, 나머진 다 RP와 애들립으로 떄우는 부분은 뭐 기존작들과 크게 다르지 않고.. 문제는 핸드아웃이 없이 진짜 애들립과 개인기에 의존해서 플롯을 만들어가야한다는 건데..흐음...

여기서 가장 제가 이상하게 느끼는 부분이 게임의 메인인데..

이렇게 미련을 풀라고 재생체로 만들었는데, 그 담에 게임 목적으로 제시되는게 AI 에레보스(마스터)가 선작성한 게임 플롯입니다.
재생체로 활동할 구역에 대한 에어리어 설명과, 이 구역의 현재 문제점, 그리고 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성공해야 하는 판정들이 스탭/메소드 라는 이름으로 정리되어 제시됩니다.

기껏 재생체, 아포칼립스 월드로 개인의 서사에 집중할 수 있는 컨셉과 공백이 많고 채워가며 완성하는 캐릭터 시트를 제공해 놓고는, 막상 게임을 시작하니 뜬금없이 배경은 놀이공원인데 정착그룹1이랑 2가 분쟁으로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이걸 해결하려면 1에게는 설득 체크를 2번, 2그룹에겐 폭력 체크를 1번 하면 어찌저찌 강제로 화해시켜서 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이다. 라고 스탭/메소드가 제시된다는 겁니다.

그 안에서 플레이어와 마스터가 브레인스토밍(..)해서, 애들립으로 새로운 설정과 이야기를 붙여서 새로운 해결방안으로 스탭/매소드를 정리하거나 기존의 제시된 메소드대로 문제를 해결하는게 메인이고, 그 과정에서 제시된 NPC가 사실은 내 미련의 대상인 누구였다!는 식으로 서사를 정리해나가는데...

일단 제 취향에선 많이 벗어나더군요. 사이드 얘기지만, 리플레이에서 '아, 출판되기 전까진 이 마커의 이름을 정하겠습니다' 같은 대사가 나오는 것도 개인적으론 되게 안좋게 느껴지는 부분..


뭐 그렇습니다.. 사실 TRPG 책은 요즘도 너무 많이 나오고 있고, 오히려 이렇게 확실히 취향에 빗나가는 책을 만나면 조금 반갑기도 합니다. (더 안읽어도 되고 플레이도 안돌려봐도 됨(..))


별개로 요즘은 패파2랑 로도스도전기 2개가 끌리더군요. 로도스도전기RPG 이거 중학교 때 했던 거니 뭔가 아련하게 향수도 있고(..) 
비록 그랑크레스트 전기는 완전 별로였지만, 로도스도 전기, 전설, 크리스타니아까지의 이야기는 정말 좋아하는 이야기들이니..
 
그렇다고 크리스타니아 RPG를 할 수는 없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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