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가지고 있는 시스템들에 대하여 2. [리뷰:게임책]

 현재 가지고 있는 게임 시스템들에 대하여.



 역시 RPG잡담은 이런 게 재밌죠. 100문 100답 같은 것도 괜찮은데 누가 시작 안하시려나.

 이전 글이 2011년 11월 11일에 쓰여졌으니 대략 1년 4개월쯤 지난 것 같은데, 그 사이에는 참 많은 일이 있었네요. 네...


 

 1. 콜 오브 크툴루. (알고보니 6판이었다.)

   드디어 플레이. 그런데 최악으로 망함. 원래 별로 안좋아하는 시스템이라 그렇게 던져버리나했는데, 이후 그 유명한 이른바 '윳쿠리 크툴루'영상을 독파하면서 게임의 감을 잡고, 아예 스스로 마스터링 몇 번 보려고 생각 중. 



 2. 시노비가미. 

 플레이도 더 해보고, 무려 즉석-_- 마스터링도 해봄. 그리고 TRPG는 시스템보다 멤버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드디어 깨달음. 

 매우 만족스러운 플레이와 마스터링이었지만, 그렇기에 다시 마스터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듬. 그 한 번에서 하고 싶은 텔링을 다 해봤다, 다시 하면 그것을 개량 보수하여 재연하는 것이다-라는 단계.



 3. 미궁 킹덤.

 그 후 세 번인가 네 번인가, 아무튼 좀 플레이 해 봄. 
 핵심은 주사위를 굴려서 이벤트가 나온다는 구성에서 터지는 의외성이 주는 개그 요소, 희화화된 파라메터와 설정 속에 진하게 배어있는 사실은 굉장히 시니컬한 어른의 시각.

 미궁 킹덤이나 사타스페나, 게임 설명만 들으면 이걸로 뭔가 굉장히 새로운, 특수한 서사 방식이나 전개 방식의 '게임'을 할 거 같아서 어렵게 느껴지지만, 사실 둘 다 그냥 모험자의 가게에서 의뢰 받고 의뢰 해결하러 가서 싸우고 돌아오는 '소드 월드'식 게임 구성을 하는 게임이다. 애초에 제작자가 만드는 상업 시나리오 구성이 그렇다..



 4. 엔젤기어2nd

 드디어 한 번 플레이. 필 받아서 룰북도 다 번역. 마치 PC 패키지 게임 같은 느낌의 캠페인 소스들을 싹 정리해서, 캠페인을 돌리려고 생각하고 있다. 

 FEAR식 핸드아웃&페이즈 게임이기에 그냥 애니메이션을 재현한다는 느낌으로만 착안을 하다가, 최근에는 게임적으로 세션 게임 목표를 활용해서 A&A정도의 간단한 기술개발 기믹을 포함하여 캠페인을 짜려고 생각중. 

 왜냐하면, 애초에 기체가 구세대 기체부터 최신예 기체까지 다 데이터가 제공되는 게임에서 GM이 애니메이션처럼 기체를 극에 맞춰서 제한하고 이번화엔 이거하라는 식으로 고정시키는 것보다는 아예 기술 개발 팩터를 간략하게나마 만들어서 그 팩터를 어떻게 세션에서 달성해내냐에 따라 능동적으로 최신예 기체에 접속하는 시점을 플레이어가 결정하는게 더 취향에 맞는 게임이기 때문.


 
 5. 아리안 로드 2nd.

 룰북 읽고 리플레이 몇 권 읽어봄. '라그나로크 TRPG'라는 단어로 완벽하게 요약이 가능한 게임.
 기본적으로 전투 밸런스가 굉장히 튈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걸 길드 스킬(이른바, '컨티뉴용 코인')과 액션포인트(페이트)로 잡는다고하는 호쾌한 해결방식을 제시하고 있어 게임적으로 굉장히 재밌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이런 류의 게임일수록 플레이어에게 캐릭터 빌딩을 위한 데이터 소스를 친절하게 제공해야 게임이 살아나고, 그 말은 룰북을 번역해야 게임을 제대로 돌릴 수 있다는 뜻이기에... 실제로 하게 되는 건 요원할듯.



 6. 천하요란RPG

 북해도 여행에서 아무생각없이 집어온 룰북 중 하나. (다른 하나는 나이트위자드)
 룰북과 서플리먼트 6권 중 서플리먼트 1권인가 빼고는 번역이 완료되어 있다. 

 TRPG에서 얻는 '재미'에 대한 관점 자체가 개변하게 된 시스템. 

 처음 해보고 욕이 나왔는데, 플레이하기 바로 전날 이미 서플 6권을 주문해버려서 그냥 포기할 수가 없었음.

 결국 "이 수술은 내가 집도한다." 모드로 들어가서 16년 TRPG 인생을 집약해서 CPR을 한 결과, 3번째 세션에서 완벽하게 포텐이 개화되어, 그 동안 TRPG를 하면서 두 번밖에 없었던 RP로 인한 카타르시스를, 우연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계획하고 추구해서 얻는다고 하는 '재미'를 알게 되었다. 

 DnD만 알 때 역전재판을 해보고, 이걸 TRPG로 어떻게 구현하면 되나 고민하다가 때려친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하는 거였다라는 후문.



 7. 패스파인더

 킹메이커 캠페인 조금 돌리다 중단. 6번의 천하요란식 TRPG의 재미와는 별개로, 최근 DnD적인 TRPG의 재미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이 부분, '대규모 전투'의 처리와 '영지 경영'이다.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해답은, 대규모 전투는 1.디엔디 미니어쳐핸드북의 대규모 전투 룰, 2.워해머 판타지 룰, 3.패파 어드벤쳐 패스들의 옵션룰, 4.전국란스 이고, 영지경영은 1.패파 어드벤쳐 패스들의 옵션룰, 2.전국란스, 3.미궁킹덤 인데, 적극적으로 막 테스트하고 연구하고 그러고 있지는 않음.



 8. 던젼 월드

 괜찮다길래 바로 PDF로 구입해서 스키밍. 나쁘진 않은데, 돌리려면 각 클래스의 데이터와 디스크립션을 번역해서 플레이어가 능동적으로 억세스 할 수 있어야 할 거 같아서 그냥 킵.

 
 
 9. 피카부, 블러드 크루세이드.

 시노비가미를 직접 돌려 보고 모험기획국룰에 대해 더 좋은 평가를 하게 되어 내친 김에 구입. 
 피카부는 굉장히 테마를 잘 살리고 있는 좋은 사이코로 픽션 룰이지만 방과후 괴기 탐정단 컨셉을 실제로 플레이하고 싶진 않기 때문에 할 일이 없겠다. 

 블러드 크루세이드는 거기 실려있는 리플레이는 별로지만, 테마 자체가 '월야환담'류를 인스턴트로 뽑아내기에 굉장히 괜찮아서, 김성모 화백의 조폭 월드를 활용한 2000년대 한국의 조폭과 정치인, 재벌들이 비유적 흡혈귀가 아니라 이 게임의 흡혈귀인 캠페인을 구상. 그런데 실제로 돌려보려는 찰나에 천하요란이 터져서 해보지 못하고 일단 킵.



 10. 엔드브레이커.

 그냥 수집용으로 구입했고, 한 번 읽어봤고, 할만한 인디룰(???)이라는 생각이지만 실제로 하기엔 다른 것들의 우선순위가 더 높아서 애매.



 11. 얼음과 불의 노래 RPG

 룰북, 마스터스크린, 세팅, 이런거 신판으로 사는 건 쉽다. 하지만...! 

 번역력이 부조카당.



 12. 류타마RPG

 흑역사. (#리뷰)



 13. 도쿄노바

 -는 사놓고 안읽다가 SRS와는 또 전혀 다르게 시스템적인 완성도가 상당하다는 설명에 생각나서 고민중. 그 때도 그랬지만, 역시 '도쿄'노바인 점이 이 게임에 손을 데는 것에 제일 걸림돌. 혹시나해서 물어보니, 세팅과 시스템이 밀접한 관계로 붙어 있어서 분리하는 것은 어렵다고..



 14. 나이트 위자드

 -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샀고, 혹시나해서 좀 읽어봤지만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세팅으로 완전히 취향이 아니기에 봉인. (....)

 제목만 보고 아리안로드 같은 중세 판타지인 줄 알았습니다, 진짜로. 그런데, 중2 이능력 학원 영웅물.......



 15. 세계수의 미궁SRS

 그냥 처음으로 세계수의 미궁(4)을 해봤는데 너무 재밌어서, TRPG로 나왔었다는 소식 듣고 사 봄. 

 그냥 월드 라지스트 던젼, 일본판임. 



 16. 메탈릭 가디언.

 천하요란으로 SRS에 익듁해져서 메카물이 나왔다길래 바로 구입, 훑어봄. (#리뷰)

 그런데 메카물 자체를 잘 모르고, 이런 류의 TRPG에 대해서는 항상 '그럼 원작 게임 대신 이걸 TRPG로 하면 좋은게 뭐야'부터 생각해서 실제로 TR로 돌릴 동인은 작다. 일단 우리에겐 바람의 검심과 이누야사, 오다 노부나....(가)의 야망을 잘 지원하는 천하요란이 잘 번역되어 있다는 점도 큼.(...)
 
 다만, 똑같은 구성에 똑같은 시스템, 똑같은 패러디와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켄신'과 '이누야사'가 '오다 노부나'와 함께 나와서 악을 쳐부수는 천하요란에 대해 그닥 반응이 좋지 않은 것에 반해, '건담'과 '마징가', '단바인'이 함께 나와서 악을 쳐부수는 메탈릭 가디언에 대한 반응이 폭발적(..)인 걸 볼 때, 느껴지는 바가 있긴하다. 

 슈로대는 OG가 시리즈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을 정도의 게임이지만, 앞의 장르는 게임으로 나오지 않는 것도 결국 그런 이유인듯.




 일단 현재로서는.. 엔젤기어TRPG부터 어떻게든 돌려서 끝을 봐야 다른 것에 손댈 수 있을듯한데, 본인도 까먹고 있었던 패스파인더 킹메이커 캠페인을 다시 돌려달라는 강력한 오퍼가 들어와서 혼란스러운 상태.
 애초에 자신의 취향이란게 강한 타입이 아니라, 참가자들을 즐겁게 하는 데서 희열을 얻는 타입의 퍼포머, 게이머 타입이다보니 더욱더..;



덧글

  • 트린드리야 2013/03/31 13:27 # 답글

    강력한 요청을 한 번 더 드립니다. 2012 again! (...)
  • 샤이엔 2013/03/31 14:31 #

    ;;;;;;;;;;;;;;;
  • 케찰 2013/03/31 15:09 # 삭제 답글

    좀 짱이신듯...

    한국 RPG 덕력 따지면 수위권에 들어가실 듯 하네요.

    문제는 수위권과 중위권의 갭이 어마어마하게 차이난다는데 있겠지만....ㅠ.ㅠ
  • 샤이엔 2013/03/31 16:38 #

    전 룰북 수집;;덕후여서 오히려 덕력 자체는 상당히 약하다는 함정! (..)
  • 일반인 2013/03/31 19:08 # 삭제 답글

    엔젤기어 해보고 싶네요...쩝 ㅠㅠ
  • 샤이엔 2013/03/31 20:36 #

    방학 TR특훈을 위해 기숙사에 잔류하시는겁니다(?)
    .....
  • 구알피지인 2013/04/01 00:00 # 삭제 답글

    RPG끊은지 2~3년 되는데 일본산 룰은 필연적으로 중2병-_-으로 귀결되니 그 중2병-_-놀음에 공감 못하면 정말 못하겠더군요. 특히나 진지하게 하시는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덕후문화에 발한짝만 담근 사람입장에선 진지하게 하는 사람들을 비웃게 되고 싶어진달까. 그걸 깨닫게 되는 순간 RPG를 가차없이 접었습니다.
  • 구알피지인 2013/04/01 00:04 # 삭제

    진지하게 키보드로 32살의 니힐(-_-)한 퇴마사를 마치 라노베에 튀어나온것마냥 플레이 하시던 모팀의 34살의 중견기업 과장님은 컬쳐쇼크였음. 중2병도 이쯤되면 장인이 되는구나 싶었는데
  • 샤이엔 2013/04/01 00:18 #

    그냥 재미로 하는 게임인데 엄청 진지하신듯..
  • 보우야 2013/04/03 20:20 # 답글

    패스파인더 킹메이커 캠페인은 정말 참여하고 싶은 1순위네요. 아니 패스파인더 일일플레이라도 참석해보고 싶습니다ㅠㅠ
  • 샤이엔 2013/04/04 10:08 #

    사실 그런데 막상 뚜껑 열어보면 별 거 없긴합니다. 패파도, 킹메이터도..
  • 참이슬 2013/04/09 05:00 # 답글

    음, Dogs in the Vineyard 룰북에 대해 수소문하다 이전에 블로깅하신 듯한 흔적(?)을 보고 문의드립니다.
    국내에서 포도밭의 개들 룰북을 구매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 샤이엔 2013/04/09 09:43 #

    http://theunstore.com/index.php/unstore/game/1
    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 출장조 앰버 2014/07/25 20:42 # 답글

    얼불노는 네이버 TRPG Club D&D 에 퀵스타트 번역이 올라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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