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모험의 학원TRPG, 엘류시온 플레이 후기 [리뷰:게임책]


 어느새 이 룰북도 거의 번역을 다 해버렸더라고요. 우리팀 메인 마스터의 무서운 번역력 ㄷㄷㄷ

 -해서, 사랑과 모험의 학원 TRPG, 엘류시온을 오늘 플레이해보고 왔습니다. 



 1. 세계관

 천사와 악마가 있습니다.

 천사는 인간의 감정을, 악마는 인간의 혼을 자원으로 해서 서로 전쟁을 하는데 어느 순간 얘들이 자원 수집에 양심을 버리고 닥치는데로 자원(인간의 감정or영혼)을 착취해버리자, 인간들도 이에 대항할 필요가 생깁니다.

 해서, 영적인 존재인 천사와 악마를 쓰러뜨릴 수 있는 힘을 각성한 자들, '격퇴사'라는 설정이 생기고 엘류시온은 이런 격퇴사를 양상하고 교육하는, 거대한 인공섬에 위치한 학원(=학교)입니다.

 그리고 플레이어 캐릭터들은 모두 이 초등부부터 대학부(+)까지 모두 존재하는 거대 학원의 학생이자, 천사와 악마를 쓰러뜨릴 이능력을 가진 격퇴사들이고요.



2. 시스템

 같은 모험기획국 레이블의 '미궁킹덤의 캐릭터(기력,능력치,아이템)와 랜덤 이벤트표 사용 개념'에 '시노비가미식 플롯 전투'를 메인으로 하여 뽑아낸 일명 미궁시노비가미마기카로기아피카부입니다.

 능력치는 모험기획국식 두루마리 특기표가 아니라, 오히려 미궁킹덤에 가깝게 학업력, 청춘력, 정치력 이라는 3개의 수치만을 사용하고, 여기에 선택한 직업과 방과후 활동에 따라 특수능력, 스킬 개념의 특기가 붙고 미궁킹덤식 매우 간단한 아이템을 더하면 그걸로 일단 캐릭터가 완성되어 버립니다.

 사이코로 픽션룰 답게, 공격 판정이건 정보수집 판정이건 그냥 저 극도로 단순화된 3개의 능력치, 학업력, 청춘력, 정치력 중에 자기가 행동, 씬을 설명할 수 있는 걸로 그냥 체크하는 방식이 기본이 됩니다. 여기에 미궁킹덤틱하게, 아이템 조달에는 정치력을, 이성 혹은 동성에게 작업할 때는 청춘력을 테스트한다 라는 식의 고정 체크가 정해져 있고요.

 판정은 2d6에 관련 능력치 보정을 더하는 것인데 이게 호오가 갈리고 저에게는 좀 맘에 안드는 것이, 이 결과가 10이 넘으면 성공치1, 15가 넘으면 성공치2, 20이 넘으면 성공치3 이라는 식으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이게 무슨말이냐하면, 전투에서 내가 청춘력으로 그레이트 소드를 휘둘러(응? 이게 무슨 말이야? 청춘력으로 어떻게?라는 의문이 드는데 사실 이런 부분도 바로 시노비가미의 그것보다 훨씬 더 '비약'이 강한 능력치를 사용하다보니 행동 묘사, 씬 메이킹이 난감하다는 감상이었습니다) 공격을 하면, 그냥 2d6을 굴리고 거기에 청춘력 수치를 더한 값이 10을 넘으면 공격이 성공한 겁니다.

 즉, 이 결과 값이 10을 넘으면 성공 1로 무기 공격력에 1을 더해서 그 숫자만큼 6면체를 던진게 데미지고, 15를 넘겼으면 2로 공격력에 2를 더해서 한게 데미지고 라는 식으로 이를테면 적의 AC가 높아지면 난이도가 상승한다거나 내가 굴린 값에 적이 능동적으로 회피/방어 판정을 하는등의 서로 '대결'한다는 개념이 희박합니다.

 나는 그냥 나대로 10, 15, 20을 넘기기 위한 고정 난이도를 공략하고, 적도 '가드'라는 특수한 선언을 할 경우에만 그에 대해 역시 10, 15, 20을 넘기기 위한 고정 난이도를 공략하는 '대결' 시스템이라는 것이.. 좀 애매한 느낌이더군요.

 반면, 2d6에서 능력치보정이 3~5 정도 수준이라 실제로 성공수 2를 만들기 위해서는 2d6으로 11이상이 나와야한다(..)는 밸런싱입니다. 즉, 한 PC의 행동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PC가 '어시스트(자신의 행동을 포기하는대신 어시스트대상에게 2d6+호감도보정을 더해줌,여러명이 시도가능)'를 선언해서 자신의 행동력을 소모해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체크의 난이도 밸런싱입니다.
 이렇게 어시스트가 핵심이고, 그렇기에 뭔가 PC간의 관계가 상당히 중요한 팩트에 '데이트'라는 행동 선택지를 따로 제공하고 있기에 '사랑'의 학원 엘류시온이겠지요..
 
  이른바 캐릭터의 특수능력, '특기'의 표현은 매우 재미있게 게임 진행에 녹아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즉, 캐릭터의 특수능력의 이름이 '생존훈련' 이라는 수업 과목 혹은 '위원회'라는 방과후 활동의 이름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특기를 다른 게임처럼 특기란에 이름,내용 적는게 아니라 캐릭터 시트의 오른쪽 '시간표'에 월화수목금, 각 정규수업/방과후활동에 적어넣게 되어 있어요.

 즉, 월요일 정규 수업에 생존훈련, 방과후 활동에 위원회 라고 적어두고, 그 내용은 생존훈련, 패시브, 이 스킬레벨x5만큼 생명력 증가라는 식으로 스킬의 설명을 써놓는데, 실제 플레이의 세션이 바로 엘류시온이라는 학교에서 월~금요일을 보내는 걸로 이루어져 있으니까 이게 재밌게 맞아떨어지게 됩니다.

 곧, 오프닝 후에 정규 사이클로 들어서면, '월요일 수업시간'부터 게임이 시작되고 게임은 곧 월요일 수업시간, 월요일 방과후 시간, 월요일 심야시간이라는 하루 3개의 규격화된 타임 테이블이 월~금까지 이어지는 걸로 구성됩니다. (피카부와 유사)

 여기서 마스터가 월요일 수업시간에 일어날 '이벤트', 월요일 방과후 시간에 일어날 '이벤트'라는 식으로 시나리오를 구성하게 되어 있어서, 각 페이즈가 시작할 때 그 때 일어날 '이벤트(마스터씬)'을 예고하면, 이제 플레이어는 이 씬에 참가할 것인지 아니면 자유행동으로 독자적인 씬을 열건지 선택하는 것으로 한 페이즈가 구성되어 계속 이어져 나가는게 게임의 모습입니다.

 이 때, '시간표'로서 특기표가 옆에 있으니까 플레이어가 '자유행동'으로 할 수 있는 행동에 기본적으로 바로 이 '시간표대로 수업/방과후 활동에 참여한다'는 옵션이 추가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오늘 한 플레이에서는 마스터가 학교 옥상 난간에 매달려서 '도와줘!'라고 외치는 남학생이 있다고 '예고'를 하면 이제 5명의 플레이어 중 이 이벤트에 참가할 사람이 자유행동을 포기하고 여기에 끼어들어 NPC와 반응하며 정보를 얻고 씬을 만들어 나갑니다. (이벤트에 참여하면 특전으로 아울=미궁킹덤의 기력이 1점 회복되기에 이 선택 자체가 안정적으로 씬에 참여하고 확실한 이득을 챙기느냐, 아니면 자유행동으로 다른 부분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냐고 하는 전략적인 선택이 됩니다)

 그리고 이벤트에 참가하지 않은 플레이어는 이벤트가 끝나고 자유행동으로서 우선적으로 현재 시간표에 적힌 수업/방과후 활동에 참여할 건지, 아니면 정보수집을 할건지, 학교의 다른 스팟에서 휴식(미궁킹덤식 표를 굴립니다)을 할건지, 데이트를 할 건지, 아이템을 쓸건지 조달할건지 결정해서 씬을 만들게 되는 것입니다. 
 이 때 '수업/방과후활동'에 참석한다는 디폴트 보기는 바로 그 수업에 참가하여 학업력 체크에 성공하는 것으로 해당 특기의 Lv을 올린다는 효과를 받을 수 있어(수업의 경우 아울=기력도 회복) 전략적 선택의 가장 기본 고려사항이 되는거고요.

 정리하면, 각자 직업에 따라 월-금 시간표를 만듬, 게임 타임테이블은 바로 월~금 시간표를 따라 각자 정해진 페이즈(월요일 수업시간/월요일방과후활동/월요일심야, 화요일 수업시간/화요일방과후활동,화요일 심야, 이런식)에 한 번씩 행동하는 걸로 진행되는데 이 때 기본적으로 시간표를 따라서 공부를 하고 특기Lv을 올릴지(특기의 이름이 곧 수업이름이기에 가능), 마스터가 제공하는 이벤트에 참가하여 아울(MP)을 충전하고 고정된 정보를 받을지, 아니면 자유롭게 다른 행동(아이템,정보,연애등)을 할 지를 각자가 선택하는 게 게임의 모습입니다.

 
 정보 판정의 경우는 '단서'라는 시스템을 이용하여 마스터가 이벤트 씬으로 특정 키워드들을 제공하면, 이제 그 키워드에 대하 정보 수집 씬을 만들고 판정하여 성공하면 거기에 정해진 시나리오 클리어에 대한 중요 정보를 얻는다는 식입니다.

 오늘 플레이에서는 정보판정을 통해 "사실은 목요일 수업시간에 테러가 일어나 바로 클라이막스로 강제 진행됨", "적의 본거지를 알아냈기에 수요일 심야에 기습을 할 수 있음" 과 같은 정보를 얻게 되어 아주 효율적으로 딱 수요일 방과후까지 각자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전투를 준비해서 바로 수요일 심야에 먼저 기습해서 매우 간단하게 시나리오 보스를 무찔렀습니다.

  


 3. 총평

  이 게임은 사실 WTRPG라고 해서, 웹 기반으로 서비스되는 일종의 일본식 웹게임이다보니 뭐랄까 빠른 템포의 PBEM 같달까요?  딱 서로가 정형화된 턴 개념+ 그 턴에서 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좋았던 점은 역시 시노비가미의 플롯전투는 그렇게 심플하면서도 전술적 선택의 묘미가 있는 재밌는 게임이라는 점, 캐릭터 시트가 정말 단순해서 순싯간에 룰이 파악이 된다는 점이었네요.

 나빳던 점은 개인의 '턴'의 개념이 너무 단순하고 정형화되어 있는 것과 사랑과 모험의 학원이지만 실제 TRPG에서 남자들끼리 모여서 '사랑'의 학원, 캐릭터들이 서로 데이트와 연애질을 하는 것은 아무리 저라도싫다. 라는 것이겠습니다.

 

덧글

  • 셸먼 2013/07/11 22:47 # 답글

    웹이기에 가능한 무언가가 있는 것(...)
  • 샤이엔 2013/07/11 23:55 #

    과연...! 뭔가 짧지만 확 오는 한 말씀이네요 사랑은 웹을 타고(...)
  • SY 2013/07/11 23:41 # 삭제 답글

    여러모로 마스터를 갈아넣으면 좋은 플레이가 나올 듯 싶은데....(?)
  • 샤이엔 2013/07/11 23:56 #

    일본룰은 마스터를 갈아넣어야 제맛이죠. 마밀레 마밀레 마미루 마미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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