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팀에서 2박3일 캠프를 하였다 [잡담:게임책]


 장소는 우리집. (....)

 계획한 플레이는 총 4개로, 엘류시온, 포도원의 개들, 천하요란:메이지, 천하요란:화정학원 -이었으나, 실제로는 천하요란:화정학원은 하지 못하고 다시 이번 토요일(..) 정규 플레이때 그냥 하기로.

 그 밖에도 추억의 보드게임들(..)을 팀원들이 가져와서, 거의 7,8년? 어쩌면 10년? 쯤만에 먼치킨(..)도 하고, 아캄호러~도 하고, 집주인의 엄선작 언덕 위 집에서의 배신도 간만에 플레이했다.

 감상을 각각 정리하면..



-사랑과 모험의 학원, 엘류시온TRPG:

 룰의 포텐은 확인. 여전히 특유의 판정시스템은 취향에 맞지 않지만, 이른바 '학원도시'+'이능력퇴마물'의 테이스트를 인스턴트로 세션으로 뽑아 낼 수 있는 점이 장점.
 전투룰이 '시노비가미+미궁킹덤'인데.. 내 평은 각각 따로 시노비가미와 미궁킹덤인 쪽이 더 재밌었다는 생각.
 지금의 전투룰은 시노비가미와 미궁킹덤이 각각 나름의 독특한 협력 혹은 전술적 판단에 기초한 전투 게임을 이루고 있는 것에 반해, 엘류시온은 열혈전용이나 번장학원하듯이 RP하면서 결국에 PC1(주인공)에게 PC2~4가 어시스트하여 사랑과 우정의 일격필살로 끝을 내는 연출을 하는 식의 전투를 하기 위한 규칙으로 보인다.



-포도원의 개들:

 드디어 해봤다.
 마스터 맡기로 한 형이 이 테이스트(몰몬교)를 trpg로 하면 상당히 어색하고 이상한 느낌(weird?awkward?)이 될 거라는 것을 번역은 시켰지만 마스터는 보지 않겠다(..)는 이유로 말했었는데, 실제로 해보니 오래전 그 말이 바로 떠오를정도로 그러하였다.
 이를테면, 평소에 하던 trpg가 유희왕이라면 포도원의 개는 바로 암송왕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

 하지만 역시 눈여겨보고 있었던 다이스 풀 깔고 레이즈&씨로 갈등 해결하는 이 시스템 자체는 역시 굉장히 재밌었다. 
 다만 또 문제는, 포도원의 개들의 규칙은 오직 이 '본격적인'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는 가에 대한 규칙 존재하고 있기에, 그런 메인이 되는 갈등이 등장하지 않는 장면에서 붕 뜬다는 것.

 즉, 뭔가 도착한 마을에서 정보수집을 한다고해도 포도원에서는 1.그냥 바로 정보를 얻는다. 와 2.메인규칙인 갈등해결을 위한 대결을 한다. 라고 하는 초극단적인 보기밖에 존재하고 있지 않기에, 게임은 항상 바로 이 메인이 되는 '대결'이 제시되는 굵직굵직한 갈등이 생길 때와 그렇지 않을 때가 극단적으로 나뉘어버린다.

 거기다 TRPG는 기본적으로 다수의 플레이어가 등장하는 게임인데, 그렇다면 한 PC가 단독행동을 할 때에는 '대결'을 제시해야하는 것 자체가 그 PC외의 PC들의 플레이어들 모두가 한참동안 손가락 빠는 상황을 의미하게 되어 더욱더 애매해진다.

 결론적으로 이 게임은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진 PC들이 플레이어가 생각하고 말하는게 거의 그대로 공식 설정과 시나리오가 되는 이른바 던젼월드'식 게임인데,게임에 오직 완전히 '클라이막스'의 처리에만 어울리는 갈등해결 규칙 하나만 존재하고 있는 것. 

 그렇기에 클라이막스 혹은 갈등으로 가는 길에서 방황 혹은 무미건조함의 함정에 빠지기에 쉬우나, 그래도 그 클라이막스 처리 규칙인 갈등해결 규칙이 워낙에 잘빠지고 재밌고 즉흥적으로 씬과 엔딩을 만들어주다보니, 결국 진행자 혹은 참가자에게 스토리텔링에 대한 상당한 역량이 필요시 된다.
 이 말은 곧, 아무런 준비를 하지 말아야한다는 규칙의 말과는 달리 오히려 텔링의 능력이 없으면 그 만큼 미리 일본게임의 핸드아웃과 같은 상당한 준비가 오히려 더 필요하다는 것.



-천하요란:메이지

 확실히 천하요란TRPG는 오히려 엘류시온식 키워드 시스템으로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시노비가미식 자유 씬제로 푸는 것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게임 자체는 이 게임은 고레벨로 갈수록 전투밸런스가 맞는다는 가정을 다시 한 번 17레벨이라는 굉장히 높은 레벨의 캐릭터들로 플레이를 하면서 증명했다. 아리안로드2e급의 전투 밸런싱은 가볍게 나오고, 이 정도면 거의 DnD4급 전투 밸런스라고 봐도 되지 않나 싶음. 
 다만 문제는 보스 캐릭터인데..
 클라이막스 전투의 적인 보스를 자작으로 만들 수 밖에 없는 이 게임에서, 1.원래 규칙이 말하는대로 보스는 사실상 절대로 PC들을 이길 수 없고, 그냥 온갖 PC들의 오의를 멋지게 맞아주는 역할만 한다-는 것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2.보스전에서도 비보스전에서와 같은 아슬아슬한 난이도의 전투가 되는 데이터를 만들도록 도전해볼 것인가라는 선택의 기로가 천하요란의 GM을 힘들게 한다.
 ..실제로는 역시 여긴 한국임으로(..) 나를 포함한 모든 GM들 중에 1번대로 보스를 만드는 사람은 본적이 없다.(...)
 

 
 TR을 처음 시작했을때부터, TRPG 캠프는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그걸 설마 TR시작한지 17년이나 지난 이 시점에서 해보게 될 줄은 몰랐다(...)

 다만 이번 캠프 자체가 재미없었던 것은 아니고, 굉장히 즐거운 이벤트였지만, 확실히 이런 캠프는 단체로 많은 인원이 MT로 가면 더 재밌을 거 같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이를테면, 마스터도 몇 명이 있고 그 때 그 때 이런이런 장르를 할 사람!해서 그걸 좋아하는 인원들만 모여서 그 장르를 하고, 자고 싶은 사람은 아무때나 부담없이 휴식하고 자고, 그런 캠프라면 훨씬 더 좋을 것 같달까.



 

덧글

  • SY 2013/07/31 19:48 # 삭제 답글

    쿠오리님 덕에 잘 즐겼습니다(꾸벅)
  • 샤이엔 2013/07/31 20:08 #

    환룡현현의 지속시간이 길었다면 좋았을텐데..! 그래도 저 역시 굉장히 즐겁게 놀았습니다. 흐흐
  • Wishsong 2013/08/05 17:43 # 답글

    암송왕이라니요 ㅎㅎㅎㅎ

    포도원에서 갈등 전 장면은 마을에 도사리는 갈등을 최대한 빨리 소개하는 게 가장 편하더라고요. 갈등으로 넘어가지 않고 계속 간만 보면 샤이엔님 말씀대로 재미없어지더라고요.

    단독행동의 경우는 굳이 막지는 않았지만 단독행동시 갈등이 생길 때는 갈등을 많이 올리지 않고 빨리 끝냈습니다. 말싸움으로 끝낸다든지, 이런식으로...

    게임에서 의도한 건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마스터링한 포도원 세션들에서 대부분의 PC들은 마을 사람들을 모두 모아둔 채 재판을 열어서 클라이막스를 시작하더라고요. 그 때는 아낌없이 총격전까지 빵빵 터지는데, 여기서 극적인 장면들이 많이 발생했습니다.
  • 샤이엔 2013/08/05 19:48 #

    딱 하면서 느낀게 말씀하신 부분 같네요. 갈등은 최대한 빨리 소개하기..
    제가 했던 세션에서는 뭔가 수상함을 느끼고 각자 흩어져서(..) 탐문을 시작->탐문의 성과는 미미했다!->이 마을에는 어쩌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게 아닐까?->땡! 문제가 있었습니다 자 저쪽으로 가시죠->폭풍같은 갈등배틀->엔딩의 플로우로 진행되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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