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시뮬레이션TRPG 플레임기어 리뷰 [리뷰:게임책]

<사놓고 빌려줬다가 받은 걸 깜빡해서(..) 이제야 읽어봤네요. 메탈릭 가디언 단편을 준비중에 읽다보니 여러모로 비교도 되는 게임>


0.플레임 기어?

 2009년 9월에 발매된 '로봇 시뮬레이션 TRPG 플레임기어'라는 TRPG입니다.
 기본은 궤도엘레베이터와 인형병기등이 있다는 점이 현실 지구와 다른 서기2020년에, PMC 아론다이트에 속해있는 독립 기동특별부대인 센티넬들 중 하나로서 로봇(플레임)의 파일럿인 PC들이 여러 테러나 분쟁, 이성인(?!)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것이 테마인 게임입니다.


1.캐릭터 메이킹과 소대 시스템

 이 게임은 전박적으로 굉장히 독특하고 특이한, 다른 TRPG와 구분되는 유니크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캐릭터 메이킹부터 그런 점은 여실히 드러나는데..

 일단, 설정상 '양자력'이라고 하는 인간의 감정과 쏘울~, 혹은 기와 오라 같은 힘을 현실의 물리법칙에 적용시키는 기술을 일본(..)의 천재가 개발하여, SED(Soul Effect Drive)라는 것으로 만들어냅니다.
 이것이 SF에나 나오는 거대로봇 혹은 인형병기를 구동하는 기본 동력이고, PC들은 '플레임노츠'라고 불리는 특히나 이런 힘이 강력하고 특수한 존재들로서 일반적인 SED 플레임 병기에 탑승한 파일럿과는 달리 '소울 이펙트(SE)'라는 특수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해서, 일단 PC인 파일럿을 만드는데 여기서는 그냥 클래스(커맨더,스나이퍼,런쳐 등)와 스타일(운명의소년,강화병사,발명왕,이세계인 등)을 고르는 것으로 캐릭터는 거의 완성됩니다.
 즉, 능력치와 기능들이 설정되어 있는 클래스와 스타일을 조합하면, 그에 따라 기본 데이터 수치가 그대로 뽑혀져 나옵니다.
 그리고 이런 조합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 캐릭터의 능력과 설정이 구체화되는 거죠.
 이를테면, '스나이퍼+강화병사'라던가, '커맨더+이세계인'과 같이, 이미지에 맞춰서 클래스와 스타일을 조합하면 데이터는 90%이상 그대로 완성됩니다. 남은 건 기타 캐릭터 설정(나이,성별,외모 등)과 각 클래스와 스타일에 있는 '소울 이펙트' 목록에서 취득할 것을 하나씩 고르면 끝.
 소울 이펙트는 거창한 이름이지만, 실제로는 그냥 다른 게임에서의 마법, 스킬, 특기와 같은 기술입니다.

 와, 무지하게 쉽고 간단하다, 역시 일본룰! 이라는 감상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제는 바로 시트의 나머지 6,70%를 차지하는 자신의 '플레임'을 따로 만들어야하는데요, 여기서부터 이 게임의 장르가 드러납니다. 
 이미 민간기업에서 시판하는 레디메이드(노멀메이킹)로 플레임을 만들면, 기본룰 6개 중에 기체를 고르고 전투타입, 장비류들도 기분류된 세팅에서 고르는 것으로 편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만, 직접 자신의 플레임을 디자인하는 풀메이킹의 방법을 택하게 되면..
 우선 플레임의 프레임이 되는 샷시를 기본룰 18개 중에 하나 고릅니다.
 그리고 이 샷시에 기본적인 장갑,옵션의 개념인 카울을 기본룰 36개중에 골라서 붙입니다.
 여기에 이제 추가옵션, 프로그래밍 개념인 가젯을 기본룰 51개 중에서 위의 카울과 샷시의 제한에 맞춰서 복수개 골라서 답니다.
 자, 이제 플레임의 기본이 완성됐으니 무장을 무기목록등에서 보고 골라서 쥐어주도록 합시다.
 끝일까요? 아뇨. 풀메이킹도 노멀메이킹도 모두 콕픽 타입(조종방식)을 골라야합니다.

 말 그대로 '제대로' 자신의 메카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룰-이랄까, 사실 본체(파일럿)는 뚝딱하고 바로 나오지만 메카(플레임)는 룰북에 따르면 기본 30분에서 1시간여가 소모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거 고르는 거에 취약하거나 옵션등 보기를 이것저것 다 구상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게이머라면 시간 단위 이상의 시간이 소모될지도)

 파일럿과 메카를 뽑았으면, 이번에는 '소대'를 만듭니다.
 네, 특이하게도 플레임기어에서는 자신이 조작하는 캐릭터 외에도 (마치 아리안로드의 길드와 같이) PC들이 속해있는 '소대'를 따로 시트를 통해 관리합니다.
 소대는 처음에는 최하급 모함과 함장 한 명 외에는 PC들만이 속해있습니다만, 게임을 계속해나가면서 소대도 성장해나가고, 그 결과로 모함이 더 크고 좋은 것으로 교체되는 것과 동시에 모함에 탑승한 크루(선원)들도 점차 증가하게 됩니다.

 여기서 게임 시스템과 관련되어 '전우'라는 개념이 나오게 되는데요, NPC 중에서도 데이터를 가진 NPC 혹은 동료인 PC를 '전우'라고 부릅니다.
 게임에서는 '전우'에 대한 '컨택트 이벤트'에 성공하면 신뢰도를 1점 받게 되고, 이 신뢰도를 1점 사용하여 '전우'가 가진 지원효과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 기본인데, 이 때 신뢰도를 1점 사용하면 그 신뢰도는 사라지고 대신 우정이 1점 생기는 것으로 처리합니다.
 이렇게해서 소대의 PC들의 특정 '전우'에 대한 우정의 합이 5점이 넘으면, 이제 그 '전우(NPC)'를 소대의 크루로 영입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이렇게 영입되어 소대시트에 실리게 된 전우는 또 그 데이터에 특기되어 있는 '크루 효과'를 패시브로서 소대에 주게 되는 것입니다.

 매우 독특하고 간단하면서도, 게임의 방향성이 엿보이는 재미있는 시스템이라는 생각이네요.
 물론 기본룰북에서는 디폴트 함장으로 4명(루..루리!!)에 전우용 NPC 15인을 실음과 동시에 추가로 전우NPC를 만드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요는 시나리오의 스토리 파트에서 특정NPC에 대해서 컨택트 이벤트(역시도, 이른바 시츄에이션 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위험에 빠진 것을 도와줌/도움받음, 운명적 만남 등의 상황이 제시되는 표)를 통해 신뢰도를 모으고 신뢰도로 단발성 지원을 받으며 우정을 쌓아나가다가 일정량이 되면 소대로 영입, 시트에 크루로 적어넣는 것으로 특수 패시브 효과를 받음과 동시에 게임을 통해 만들어가는 '자신만의 부대'라는 건데 또 이게 살펴보면 다 게임에서 이벤트를 만들었던, 이른바 추억이 있는 NPC들로 채웠다!는 느낌인 것이죠. (나는 하렘왕이 될거야!)
 

2.판정 시스템과 전투

 -도 매우 간단하지만 또 독특합니다. 

 일단, 트럼프 카드와 10면체 주사위를 각각 사용하면서 카드가 주사위를 보조하는 것이 기본 시스템입니다.

 즉, 전투가 아닌 상황에서는 트럼프 카드를 내어서 거기 적힌 숫자(JQKA는 11~13,15, 조커는 20)와 무늬(스페이드:용기, 클로버:우정, 다이아:희망, 하트:애정, 조커:기적)를 이용해서 판정을 합니다. 
 곧, 운동력 난이도 15가 제시되고 자신의 운동력이 6이라면 카드로 9이상의 숫자를 내면 그 행위에 성공~이라는 매우 심플한 규칙이죠.
 무늬는 뭐냐, 이게 또 말그대로 드립과 RP의 재료가 되는 겁니다. 즉, 기지가 폭발하기 시작해서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한 운동력 체크를 한다고 할 때, 스페이드를 내서 성공하면 용기를 가지고 과감하게 극복했다거나, 혹은 컨택트 이벤트에서 아야나미 레이의 호감을 사기 위해 매력 체크를 할 때(...) 하트를 내서 성공하고 애정있는 달달한 씬을 연출한다거나 하는 식인 거죠. 

 10면체 주사위는 전투 파트에서 사용하는 판정인데, 각 기체마다 정해진 지형적응력 수치만큼 주사위를 던져서 역시 관련 능력치를 그대로 더한다는 독특하지만 간단한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즉, 지형적응:地가 3인 기체로 땅에서 사격을 한다고 하면, 3d10+사격수치로 상대의 주사위+사격회피와 대결하게 되는 거죠.
 단, 3개 이상을 던져도 판정에 더하는 것은 항상 주사위 2개까지라는 것과 주사위를 1개 던지게 되면 그게 10이 나와도 크리티컬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 따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각각 따로 전투와 비전투를 구성하는 것도 꽤 흥미로운 시스템이지만, 그럴거면 굳이 한 쪽은 카드, 한쪽은 주사위를 쓸 이유가 없겠죠. 
 이 게임에서는 최종적으로 이제 둘을 혼합하는 것으로 특유의 'MP'시스템과 '액션포인트'시스템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즉, 게임 시작시에 3장(커맨더는4장) 받은 자신의 '손패'는 비전투에서 판정에 사용하는 것을 기본으로 전투에서도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처음에 말했듯이 이 게임에서 메카인 플레임은 SED라는 정신력에 감응하는 동력원을 사용하고 있는데, 룰에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손패'를 특정 조건이 되면 자신의 'SED 카드'로서 자신의 앞에 내려 놓을 수 있는 것으로 이것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의 내면의 힘(손패)을 SED(SED카드)로 전환하면, 이제 그 카드를 전투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되는데, 우선 간단하게 자신의 판정치나 데미지에 그대로 SED카드 한장을 꺽어서 그 수치를 더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즉, 주사위를 던져 나온 값에 추가로 트럼프카드 한 장의 수치가 그대로 더 더해지는 것입니다. 
 이것도 기본 설정과 룰에 얽혀서 매우 재밌게 설명이 되는데, 내면의 힘의 SED 전환에 더불어 왜 그런 +가 붙는가는 앞서 말한 카드의 무늬와 합쳐져 RP와 드립의 재료가 된다는 거죠. 

 SED의 하트 에이스 카드를 꺽어서 사랑의 힘으로 이 공격을 명중(회피)시키겠어! 라던가(...), SED의 조커 카드를 꺽어서 이 공격의 데미지 속성을 기적으로 변경하고 데미지에 20을 더하겠다! 라던가(..), 플레이어의 역량에 따라서는 석파천경권이건 샤이닝 핑거건 멋드러지게 게임 룰을 활용하여 연출하는 것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SED카드는 이 게임에서 'MP'역할도 수행합니다. 즉, 처음에 말한 캐릭터의 '소울이펙트'라고 불리우는 고유 스킬에는 '코스트'수치가 정해진 것이 있는데 이 소울 이펙트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바로 코스트로서 SED카드의 숫자로 그 값 이상을 지불해야하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SED카드에 스페이드10이 있다면, 그걸 꺽음으로서 코스트 10이하의 소울이펙트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이런거죠. 

 이렇게 카드와 주사위를 혼용하는 게 전투다보니, 전투의 흐름도 카드의 드로우와 꺽은 SED카드의 리액트가 라운드 시작에 존재하는 등 독특한 풍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전투는 역시 그냥 스퀘어 맵에 칸으로 이동하고 사거리 재는 미니어쳐 게임류입니다만, 여기에 한 라운드에 한 캐릭터가 여러번 행동(행동치에서 -5,-10,-15해서 0이하가 될때까지 빼고, 그 각각의 행동치에 다 행동합니다)하는 것과 위의 카드혼용 판정이 섞여서 독특한 느낌이네요.
 이를테면 보통 TRPG의 전투를 분류할 때 크게 추상적 개념의 전투와 미니어쳐 말판 전투, 주사위 카드 겜블식 전투로 나누는데 이 게임은 미니어쳐 말판 전투에 주사위 카드 겜블이 접합되었다고 할까, 상당히 특이한 느낌이죠.

 다만 역시 2009년 작이고, FEAR사 게임이 아니다보니 TRPG의 전투를 세련되게 완성시키는 개념인 '액션' 개념은 없고, 자신의 턴에 하는 행동은 이동공격, 전력이동, 공격집중 등의 조합된 하나의 선언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3.세계관

 -은 뭐, 특이한게 전혀 없습니다. 배경은 2020년 지구인데 1990년도에 미-소 냉전이 안깨지고 거하게 한풀이 했다는 점, 양자력, 곧 SED를 활용하여 '플레임'을 포함한 인형병기쪽 기술과 우주개발 기술만 특별히 더 발전했다는 점이 다릅니다.

 SF는 중딩 이후로 끊어서 잘 모르는데, '궤도 엘레베이터'가 이런류 게임마다 나오는걸 보면 뭔가 우주개발의 한 지표같은 개념인가 보네요. 여기서도 역시 궤도 엘레베이터, 월면도시, 스페이스 콜로니가 개발되어 있으며 월면도시의 자치권 주장(전쟁), 스페이스 콜로니 낙하(sigh), 궤도 엘레베이터를 둘러싼 마찰 등이 그대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다만, 좀 특이한 점은 이런 세계의 질서를 국가가 아니라 민간기업이 주도하고 있으며 PC들이 속한 그룹도 PMC, 민간 군사 기업이라는 점이 사이버펑크나 밀리터리틱한 느낌을 준다는 거겠네요. 아니면 SF가 원래 이런데 제가 모르는걸지도..

 여튼 세계관 자체는 건담 더블오를 아시는 분이라면 그것과 거의 흡사한 느낌으로 퉁쳐도 무방한 것 같습니다. 국가연합과 PMC, 예고된 이성인의 침공 등이 딱 더블오 오마쥬의 느낌.



4.마치며&메탈릭 가디언?

 긴 글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간략하게 요약해보자면 결국 이 게임은 1.'카드'와 '주사위'를 각각 사용하면서 전투에서 혼용하는 독특한 풍미에, 2.'소대'로서 자신이 게임을 해나가면서 부대를 구성해나가는 것을 지원하고, 3.자신의 기체를 상당히 세세하게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4.근미래 PMC장르의 TRPG가 되겠네요.
 이를테면 모던 배경에서는 보통 이런저런 이유로 PC들이 PMC로 게임을 하는데, 여기에 장비로 '로봇'이 더해졌다는 느낌이 '로봇물'에 PMC가 더해졌다는 느낌보다 강한것 같습니다. 풀메탈패닉을 잘 모르는데, 그게 이거랑 비슷하려나요?

 결론적으로 '메탈릭 가디언'이 정말 완벽하게 그냥 '슈로대TRPG'를 구현하고 지원하는 게임인 것에 반해, 이 쪽은 오히려 '슈로대TRPG'로는 부적합한 느낌이고, 진짜 정통파 메카물을 하고자 할 때 딱인듯한 느낌입니다. 

 메탈릭 가디언은 진짜 전투부터 캐릭터 메이킹, 능력까지 다 그냥 슈로대식 용어와 느낌, 테이스트를 가지고 있다면, 플레임기어는 그에 비해 좀 더 진중한 자신만의 테이스트를 가지고 있다고 평하고 싶네요.
 즉, 슈로대를 할거면 굳이 플레임기어를 꺼낼 필요는 없지만, 우주세기 건담이나 자신만의 '메카물'을 돌리고 싶다면 플레임기어가 답이라는 생각입니다. 메탈릭 가디언은 반대로 딱 슈로대TRPG 안할거면 하지 않는게 좋구요.


 
 


덧글

  • 레이오트 2013/08/13 10:35 # 답글

    오오 로봇이다!!!
  • 샤이엔 2013/08/13 11:02 #

    남자(소년)의 로망입니다!
  • SY 2013/08/13 11:02 # 삭제 답글

    표지보고 떠오른 것

    "예거가 요기잉네?"

    ....
  • 샤이엔 2013/08/13 12:22 #

    예거는 적은 괴수인데 예거가 열혈근성기적류 기체가 아니라 좀 구현이 어려운 느낌이..
    디엔디4로 하기가 더 쉬울것 같군요
  • 시로야마다 2013/08/13 11:31 # 답글

    이거는 구입했는데... 못읽는중 ㅠㅠ(...)
  • 샤이엔 2013/08/13 12:23 #

    헉(...) 진지하게 짬 내서 일어 학원 다녀보시는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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