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b
시노비가미를 아는 사람이 페이트가미 아이디어를 접하고 어어어? 하고 있을 때, 모험기획국이 정말 그걸 책으로 내줬다면?
-이 바로 이 '인세인'이 예고 되었을 때 시노비가미를 아는 호러TRPGer들이 느꼈던 감정이 아닐까 합니다.
...뭔말이야.
각설, 인세인은 예고를 보고 기대했던 그 감각을 그대로 만족시켜주는 게임입니다. 정말 최고네요. 진작 사이코로 픽션으로 호러를 만들었어야지, 이 사람들아! 싶은 느낌.
기본적으로, '사명들을 보면 전부다 무고하고 좋은 친구들인데 "내 비밀"을 보니까 어어 이거 왠지 옆에 놈들이 찜찜하게 느껴지기 시작하는데, 내 턴은 3번 밖에 없고 우리 모두 힘을 모아서 마스터의 악의로 찬 많은 비밀을 잘 밝혀내지 않으면 다 같이 망하는데, 역시 계속 옆에 놈이 신경쓰이고, 아 그런데 저 마스터는 왜 자꾸 겁을 주는거야' 라는 테이스트를 사이코로 픽션 게임 답게 마스터가 그냥 사명/비밀만 잔뜩 준비하면 한 방에 똭-하고 만들어서 진짜 멋지게 세션 돌려먹을 수 있습니다.
크툴루TRPG로 호러물을 하면, 제일 먼저 탐색자(PC)들이 적극적으로 호러를 찾아 들어가게하는 '동기'를 자연스럽게 부여하기 위해 골머리를 썩혀야하는데, 사이코로 픽션은 그런거 없죠. 받아라, 사명(&비밀)! 끝.
역시 클래식한 TRPG로 호러물을 하면, 차근차근 호러의 단편을 찾아 들어가는 과정을 '참가자 모두가 활약'할 수 있도록 기믹을 만들기 위해 골머리를 썩혀야하는데, 사이코로 픽션은 그런거 없죠. 자, 돌아라 사이클! 끝.
거기에 개인의 사명&비밀, 쇼크(서니티다운)와 광기(서니티체크)의 연쇄로 터져나가는 공포의 연쇄굴레가 그냥 카드 몇 장으로 간단하게 구현되버리니, 각 탐색자의 실시간 San치 체크 표와 발작표 같은거 없이도 그 테이스트 그대로, 더 쉽지만 RP와 반전 터뜨리긴 훨씬 더 좋게 의도하여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역시 문제는, 엄청나게 부족한 데이터와 볼륨으로 인해서 막상 룰 파트만으로는 이걸로 어떻게 시나리오를 짤 지 꽤 막막하다는 것입니다만..
그래서 사이코로 픽션 게임 책은 전반부가 '프로가 돈 받고 팔려고 만든 플레이 예시'인 정교한 리플레이가 실려 있죠. 저도 이걸 참조해서 세션을 준비했고 대성공했으며, 이 기믹 하나만으로도 이러저러하게 활용할 방안은 다양하겠습니다. (다만, 이 틀을 그대로 개조해서, 룰북이 말하는데로 '자신만의 광기 덱'을 구현하는 건 좀 감이 안잡히긴합니다. 가능하면 진짜 멋질텐데, 근데, 어떻게 하란거야? 이런 느낌..)
전투도 사이코로 픽션 룰 전투를 호러용으로 더 단순화해서 굉장히 빠른 템포로 쉽게 분위기 유지하면서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젠 TR룰에서 대세인 두 가지 룰, 몹(mob) 몬스터 데이터 처리법과 스킬첼린지 처리법도 이번 세션에선 해보지 못했지만 견적이 딱 괜찮은 사이즈라는 느낌이었고요.
그렇습니다. 여러분, 인세인 하세요. 두 번 하세요.



덧글
공들인 티 많이 나는 리플레이도 재미있었고, 읽는 내내 이거 해보고 싶다 저거 해보고 싶다 하는 생각이 나서 즐겁더군요.
다음주나 늦어도 다다음주에는 마스터링 해보려고 생각중입니다. 원래 대립형 시나리오는 별로 안 좋아하는데, 광기 연쇄를 적극적으로 살린 수라장물 같은 걸로 가도 재미있을 듯해요.
공포는 귀신도 아닌, 시체도 아닌 바로 사람이 가장 큰 공포라는 교훈을 주는 게임이죠.
(???)
-랄까, 역시 사람이 제일 무섭죠. 특히 옆에 앉아있는 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