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자가 룰 문의하면 지체 없이 권하겠음. 이유는 넷.
1. 한글 룰북임
2. 공짜임
3. 룰이 없...는게 아니라 초간단함
4. 입문자가 생각하는 'DnD'임
반면, 룰이 초간단하지만 전혀 직관적인 룰이 아니고 실상 초보 마스터는 초보기 때문에 오히려 본인의 아집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가 더 흔함. '입문자'의 나이대를 고려해봐도 그렇고, 추천하는 이유 1,2,3,4 에 버프 받는 대상이 그런 타입의 사람이기에 더욱더 그렇고.
뭔 말이냐하면 서술권을 돌려막는 게임은 이론만 보면 되게 이상적이지만, 실제로 마스터가 질문을 던져서 받은 플레이어의 대답이 '마스터 마음에 들거나' '다른 참가자들의 마음에 들거나' 하는 일은 매우 드뭄.
뭔가 화려하고 뛰어나고 멋있고 드라마틱하지 않다 혹은 논리가 안맞다라고 거절의 이유를 대겠지만 사실 그냥 자기 취향에 맞는 '대답'을 받기를 모든 질문자는 원하는 것일뿐.
그리고 이건, 그런 아집을 내려놓는다 혹은 애초에 코드 맞아서 그냥 씬나게 혹은 교본을 만들기 위해서 취향을 포기하면 해결되는데 초심-입문자 나이대와 레벨대에 이거 되게 안됨. 불만을 참으면 앙금이 되어 남으니까 이거 안쉬운데요? 이야기가 나오는 것. 그냥 현명하게 같이 게임 할 사람을 거르고 하는 경우도 많지만 사실 그렇게 하는 시점에서 이미 이게 쉽다고? 소리는 안나오게 됨.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던젼월드를 추천하는 건, 1,2,3 의 장점이 워낙 파격적이고, TRPG의 입문경로로 웹에 떠도는 게 DnD 가치관 찌끄러기, 타입문 설정 놀음, 발더스게이트와 빙풍골, 네윈나, 환상주사위 등이고 이걸 보고 나 'DnD' 쫌 하는데 TRPG나 해볼까하는 사람한테 '진짜 DnD'룰북을 주면 한 번 실제로 게임 하기도 전에 대다수가 욕하고 때려치니까(D&DisnotDnD,butDWisDnD!(4)).
그런 입문자에게 어울리는 건 이른바 '즉플'같은 게임인데, 여기 이렇게 DnD 테마(가치관, 힘민건지혜매, HP, 클래스)를 잘 살리고 인기로 검증된 번듯한 즉플용 룰이 있으니 그냥 추천하는 것. 내가 DnD룰 강의할 것도 아니고 데리고 캠페인을 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 친구들 밑에서 플레이어링을 하고 싶은 마음도 없으니.
다만 이제 마법서점이 출간되고, 세비지 월드가 공개되면... 그 때부턴 아마 던젼월드보단 그 쪽을 권하고 추천하게 될 것은 확실하다.
내 생각엔 세비지 월드 vs AWE 중에 뭐가 더 입문자에게 좋은가에 대해서는 압도적인 전자의 승리이고, 던젼월드에 남은 장점은 판타지 게임(dnd)의 테마뿐인데 요즘은 오히려 입문자도 이 장르는 질려있는 경우가 많고 오히려 라노베와 크툴루 테마를 원하고 있으니.
태그 : trpg
덧글
서술권 트레이닝이라는 말이 정말 어울리네요.
던전월드는 비록 D&D 처럼 던전 판타지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룰이지만, 그 이야기를 하는 방식은 전혀 다릅니다. D&D의 뿌리가 게임(숫자 놀이, 좌뇌 놀이)이라면, 던전월드(AWE)의 뿌리는 롤플레이(드립 놀이, 우뇌 놀이)라고 생각해요.
D&D는 어떻게 하면 최선의 작전을 짜서 던전을 통과할까?가 주된 목적이지만, 던전월드는 어떻게 하면 던전 이야기를 더 찰지게 할 수 있을까?가 목적입니다. 우뇌(드립 놀이)의 입장에서 던전월드를 보면 따라하기만 해도 이야기를 끊임없이 흘러가게 하는 무척 쉽고 재미있는 규칙인 반면, 좌뇌(숫자 놀이)의 입장에서 던전월드를 보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명확한 기준(특히, 전투 규칙)'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더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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